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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생각하며

천안함 의문 키워주는 군 인사, 군미필 MB의 무지일까? 오늘을 생각하며 | 2011/11/12 16:27


 





패장은 유구무언이라 했다. 전쟁에 진 장수는 용서 받을 수 있어도, 경계를 소홀히 한 장수는 용서 받을 수 없다고 했다. 군이 가져야 할 가장 기본적이고 상식적인 개념이지만 적어도 지금 대한민국 군에는 이런 개념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지난 10일 발표된 국방부 장성 진급 인사에서 천안함 사건으로 징계를 받았던 육군 소장이 중장으로 진급했다. 천안함 당시 합참 작전부장으로 근무해 근신 처분을 받았던 김학주 소장이 3성 장군으로 진급해 군단장에 보임된 것이다.

군이란 곳은 계급이 올라갈수록 그 진급 심사가 까다로운 곳이다. 높은 자리일수록 한정된 보직에 올라갈수록 좁아지는 문은 바늘구멍 수준이다. 장성급의 경우 계속 진급하지 못할 경우 정년으로 옷을 벗어야 하기에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은 일반적인 상식이다. 대령이 별을 다는 것만큼이나 별 개수가 늘어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만큼 세심한 심사를 통해 진급자가 가려지는 것이기에 작은 흠결 자체가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그런데 경계를 소홀히 한 것이 인정돼 징계를 받은 장수가 전역은커녕 무려 진급까지 해서 군단장으로 나가는 모습은 일개 사병 출신의 시선으로는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국방부가 밝혔다는 해명은 우습기만하다. ‘이미 몇 차례 진급에서 불이익을 당했고, 동기생 중 선두주자로 우수한 인재’이기 때문이라는데, 마치 군에 인재가 그리 많지 않다고 변명하는 모습으로 보일 뿐이다. 위관급이나 영관급도 아닌 장성급 인사에서 징계까지 받은 인물이 진급하는 것을 보면 군대에 쓸 만한 인물이 그리도 없을까 싶어지는 것이다. 

노무현 정부 때는 유능한 인재라도 음주운전 경력 때문에 승진에서 탈락하거나 내정된 자리에서 물러나는 등 인사 상 불이익을 당했다고 한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더라도 흠결이 발견되면 원칙을 우선시 했다는 것이다. 비록 안타까운 사정이 있고 봐 줄만한 사안이었더라도 기준을 흐트러뜨리지 않았다고 한다. 

징계 장성 자리 배려에 진급까지 시키는 이상한 정부 

이번 국방부의 인사를 보면서 의문을 갖게 되는 것은 천안함 문제에 대한 군 수뇌부의 인식이다. 여기에는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까지 포함된다. 

당시 정부(국방부) 발표대로라면 우리 군은 적의 침투를 알지 못했고, 은밀히 침투한 적은 일격에 우리 군함을 침몰시키고 도주했으며, 이 과정에서 46명의 장병이 전사하는 치욕적인 패배를 당한 것이었다. 

적어도 이 발표가 맞다면 군 지휘 책임자들은 단순히 문책성 징계를 떠나 경계 소홀에 대한 혹독한 책임을 물었어야 마땅하다. 일부 고위급 군 관계자들이 직에서 물러나는 것과는 별개로 46명이 희생될 만큼 소홀했던 경계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인사를 통해 이를 보여줘야 하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흘러가고 있는 과정을 보면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만큼의 조치가 된 것인지 의문이다. 군이 후속조치로 내렸던 징계와 이후 인사 문제가 그렇다. 

관련 지휘관들에게 징계 조처를 내렸다지만, 실질적 지휘 책임이 있던 2함대 사령관-함장- 전대장 등은 현역으로 자리보전을 하고 있다. 당시 2함대 사령관이었던 김동식 제독에게 해군은 최근 복무 적합 판정을 내렸다. 

합참 지휘관으로 있던 장성은 이번처럼 진급까지 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징계 대상으로 꼽히다 징계 발표 전에 전역한 김기수 전 합참 전략기획본부장은 지난해 9월 주한미군기지이전사업단장에 임명되기까지 했다. 지휘 책임이 있어 징계를 해야 했던 인물에게 도리어 자리 배려를 해 준 모양새다. 

또한 징계를 받은 지휘관 중 9명은 항고를 통해 3명이 무혐의 처분됐고 2명은 감경됐다. 4명만 기각돼 징계가 확정됐을 뿐이다. 

천안함을 둘러보고 있는 언론인들 /ⓒ오마이뉴스 유성호



천안함 의문만 키워주는 군 인사, 병역 미필 대통령의 무지? 


천안함 사건의 비중을 놓고 볼 때 군의 행태는 상식 밖이다. 마치 그간 책임을 면피하기 위해 여론을 눈속임한 것처럼도 보인다. 군 미필자로 군에 대해 무지한 대통령의 수준이 군 인사를 통해 드러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군의 인사를 통해 보는 천안함 사건은 은밀히 침투한 적에게 당한 것이라기보다는 단순한 사고로 치부되는 것 같다. 

경계 소홀로 부끄럽고 치욕적인 패배를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책임 있는 사람들을 인재 운운하며 진급시키고, 배려까지 해 주는 태도를 보면, 여러 의혹을 감추기에 급급했던 군이 당시 상황을 필요 이상으로 과장해 지나친 호들갑을 떨었던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한 것이다.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제기된 각종 의문에 대해 국방부가 마치 군 인사를 통해 에둘러 시인하는 것처럼도 보이기도 한다. 천안함이 적의 공격으로 당한 것이 맞는지에 대한 의문을 국방부가 키워주고 있는 모습이다. 이런 식의 인사를 하면서, 정부의 조사 발표를 불신해  천안함 사건에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들을 비난하는 군의 태도가 과연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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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모니 2011/11/12 17:16 댓글 수정/삭제
빨치산이란 아이디 답게 군사지식이 해박하시네요..
남한의 군정을 이리도 비판하시어서
군사력보강이 되면
어쩌시려구 그러시나.. 
파르티잔 2011/11/12 17:25 수정/삭제
일개 사병 출신의 군사적 지식이 해박해봤자 얼마나 해박하다고.. 
그리 표현하시는 아무래도 군대 안 갔다 오신듯ㅎㅎ
군사력 제대로 보강하라고 하는 비판이니 강한 군대가 되면 좋은 일 아니겠습니까? 
깨지고 다니는 것 보다는 낫지요.
부하 2011/11/13 01:43 댓글 수정/삭제
모르시는 말씀입니다. 군 지식이 없으신분들은 이 글에 상당한 공감을 하실 수있겠지만 발표되지 않은 지휘관님의 능력과 그동안의 업적이 공개된다면 진급이 안되시는거에 의아해하실것 입니다. 김장군님은 위관 및 영관시절부터 항상 최고이셨습니다. 각 부대의 요직을 두루거치시면서 위국헌신하신 분입니다. 부하들이 거침없이 목숨을 바칠만한 분이었죠. 일개 사병이 목숨을 바칠만하다고 한다면 얼마나 훌륭한 분인지 짐작하겠죠. 국방부의 심사가 적법했음을 인정합니다. 궁금하신점 있으시면 질문하십시요. 
파르티잔 2011/11/13 13:52 수정/삭제
합참 작전계통에 계셨던 분이니 당연히 능력이니 업적은 뛰어나실 겁니다. 합참이 똥별들 보직내는 자리는 아닐테니까요. 다만 지휘역량이 뛰어나면 경계 소홀로 발생한 패배가 문제될 것이 없냐는 것이지요. 작은 사고로 인한 징계였다면 이해되지만 그렇다면 천안함 사건이 작은 사건이었던가요? 육군에 비유하면 전방 보병사단에 어디선가 침투한 적이 사병들 몰살시키고 유유히 달아난 겁니다. 이럴 경우 해당 중대장은 말할 것도 없고, 대대장 연대장은 물론 사단장 군단장이 어떤 조처를 당할까요? 군사령관이나 총장도 문책감입니다. 다들 옷벗어야 할 일입니다. 유능한 지휘관들이었다고 해도 대충 넘어갈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한마디로 지휘관들 입장에서는 운이 나쁜 게 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해군 전대장과 함장, 제독은 그대로 자리보전 하고 있습니다. 지휘계통상에 있던 합참 본부장은 징계 피해 전역해서는 다른 좋은 자리로 옮겨갔네요. 물론 적의 공격이 아닌 불가피한 '사고'였다면 다르겠지요. 만일 전방 사단에서 경계병들이 졸다가 적이 침투한 흔적이 발견되면 어떤 폭풍이 몰아치는지는 굳이 말 안해도 잘 아실 겁니다. 참여정부 때는 어떤 공무원이 19년 전 흠결 때문에 유능한 인재임에도 승진하지 못하고 불이익을 받았다네요. 김장군님의 지휘관으로서의 능력을 폄하하는 것은 아님을 알려드립니다.국방부가 적법한 심사를 했다고 하더라도 상식적으로 쉽게 수긍될 수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에효... 2011/11/13 13:56 수정/삭제
쫄아 쫄아...
돌베개 2011/11/13 14:30 댓글 수정/삭제
천암함 사건은 북한과는 전혀 무관한 의문의 사건입니다. 이것은 이명박 정부에서 주관한 민관군 합동조사단 진상보고서에 실린 지들이 말하는 소위 결정적 증거라고 들이미는 데이터가 그들의 주장이 거짓이라는 것을 명명백백 보여주고 있습니다. 군 수뇌부는 천안함 사건을 좌초 혹은 좌초+기뢰폭발로 발표했다가는 그 비난을 도저히 감당할 자신이 없어 거짓말을 한 것이지요. 한번 뱉어낸 거짓말을 합리화하기 위해 더 큰 거짓말을 하게되고, 거짓말이 거짓말을 잉태하게 된 것이 작금의 천안함 사건입니다. 일단 북한 소행으로 박박 우겨서 면피하고 났더니, 지들이 미처 생각못했던 군수뇌부 책임론이 일각에서 제기된 것이죠. 하지만 지금 군수뇌부가 누굽니까? 이명박과 코드가 맞은 그런 넘들 아닌가요? 책임은 북한에 떠 넘겨 모면하고, 챙길 것은 확실히 챙기고... 권리는 누리고 책임은 안지고... 한마디로 후안무치한 넘들이죠. 
파르티잔 2011/11/13 20:55 수정/삭제
그러게요. 굳이 다른 것까지 따지고 싶지는 않고 인사만 놓고 보면 천안함은 사고지, 은밀히 침투한 적에게 뒤통수 맞은 것 같지는 않네요. 사고라고 해야 저런 인사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발해혼 2011/11/13 14:53 댓글 수정/삭제

다음중 거짓은?. 
1). 김정은 의 지시로 탈북자는 사살한다 
2). 북한해군은 키리졸브 훈련중에 천안함을 폭침시키고 유유히 원대복귀했다 
3). 북한주민22명은 5톤목선 하나로 한미공인 세계최강북한해군을 농락하며 탈북에성공했다
4).셋 다 진실이다 
재키 2011/11/14 02:13 댓글 수정/삭제
맞는 글이다..어차피 짜고치는 고스톱인데 
걔들 자리 마련 안하면 문제가 생길건 뻔한데 MB정부가 그렇게 미련할리 없지... 
뜰기 2011/11/19 01:10 댓글 수정/삭제
솔직히 저는 공인도 아니고 뭐 정치를 할 일도 없으니...그냥...솔까말....이 사건 말도 안되는 거죠...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죠..괜한 생명들만...안타까운거죠...진짜 화나는 일... 
지루치 2011/12/05 13:16 댓글 수정/삭제
사회적 파급이 컸던 사건이 어떻게 군내부적 판단으로 진급을 적합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일개 병사의 죽음이라니 분노하게 되는 댓글을 읽자니 피가 거꾸로 솟겠네요. 결국 이런 모습을 보니 영화 고지전이 생각나네요 
파르티잔 2011/12/07 01:02 수정/삭제
천안함에 대해 합리적 의심을 일으키고 있는 것도 군 당국의 인사지요. 해군 징계자 중 한 명은 최근 해군작전사령부 부사령관 됐답니다. 징계 받은 사람들 진급시키는 이상한 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