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FF2010

부산국제영화제 자막팀 추천작 39편 | 2010/09/28 18:00

한두메 2018. 12. 21. 23:09


예매가 코앞에 닥쳤음에도 아직 시간표 작성을 못한 사람들을 위해, 그리고 어떤 영화를 볼지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해 자막팀이 추린 영화 39편을 소개한다. 이중 15편은 먼저 기사로 소개했는데, 분량이 많은 탓에 전체가 아닌 일부만 먼저 공개할 수밖에 없었다. 

영화제에서 볼 작품들을 고르면서 주로 자막팀이 선택한 작품을 참고하려는 것은 그들의 시선이 일반 대중들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영화제에 상영되는 영화들의 특징은 예술성이나 작품성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일반 상업영화가 영화제에서 거의 볼 수 없는 것도 이런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작품들이 대중성까지 확보하고 있지는 못하다. 일반 관객들에게는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이 많다. 

일례로 지난해 영화제 최대 화제작이었던 <나는 비와 함께 간다>는 트란 안 헝 감독에 조쉬 하트넷, 기무라 다쿠야, 이병헌 등 세계적 스타 감독과 배우들이 대거 참여했지만 당시 자막팀의 추천작 목록에는 들어있지 않았다.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초현실적이고 난해한 영화였다는 점은 국내 개봉을 통해서 드러났다. 대중적인 작품은 아니었던 것이다. 

그런 점에서 자막팀이 선정한 영화는 작품성과 어느 대중성을 갖춘 일반 영화팬들이 즐기기에 무난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자막팀 추천작 외에 독립영화 경쟁에 나서는 작품 3편도 배급사의 추천을 받아 정리했다. <워낭소리>와 <똥파리> 등은 부산이 처음 공개했던 걸출한 독립영화들인데, 올해 개봉한 <경계도시2>와 <땅의 여자>가 지난해 부산의 선택이었다. 올해는 어떤 독립영화가 부산에서 시선을 끌지 주목된다. 


아시아 영화의 창 / 11편 


<토일렛>

토일렛 | 일본‧ 캐나다 | 109분 |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 
'안경' 쓴 '카모메 식당'에서 교자를 빚을 것 같은 할머니가 캐나다로 날아가셨다. 영화는 그냥 그래.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찌질한 주인공들이 완전 내 스타일이다. 주인공 친구 잘난 척 쟁이도 내 스타일이다. 

13인의 자객 | 일본 | 140분 | 미이케 다카시 감독 
정통 사무라이 액션의 정수. 칼 소리가 심장을 터트리는 감동 

스님과 록 싱어 | 일본| 113min | 가토 나오키 감독 
당신이 묻어 둔 꿈은 무엇입니까? "절에서 락 콘서트를 계획하는 스님" 정도가 아니시면 못 이룬다 말을 마세요!! 

검우강호 | 중국 | 118분 | 오우삼 수차오핀 감독 
역시 양자경! 늙어도 그녀는 무도인이다. 

타이페이 카페 스토리 | 대만 | 82min | 샤오야추엔 감독 
톡톡 튀는 발랄 상큼한 박하맛. 

웰컴 투 샤마타운 | 중국 | 104분 | 리웨이란 감독 
중국코믹을 새롭게 느끼다. 

연 | 인도 | 130min | 아누락 바수 감독 
다소 신파적이지만 리틱 로샨이 모든 보상해준다. 

로한의 비상 | 인도 | 138분 | 비크라마디티야 모와네 감독 
보기 드문 인도 청춘영화. 주인공 로한의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작품. 

아웃레이지 | 일본 |109min | 기타노 타케시 감독 
피의 중독성을 느끼고 싶으신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대지진 | 중국 | 128분 | 펑 샤오강 감독 
중국영화의 흥행기록을 갈아 치우고 있는 영화.. 영화 속 엄마도 울고 딸도 울고… 나도 울었다 ㅠㅠ 이런 아픔과 슬픔은 제발 영화 속에서만 볼 수 있기를… 제발… 

피노이 선데이 | 대만‧필리핀‧일본‧프랑스 | 84min | 호위딩 감독 
대만에서 이주노동자로 살아가는 마누엘과 다도. 그들 앞에 우연히 멋진 소파가 버려진다. 숙소까지 소파를 옮기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통해 우리나라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필리핀 노동자들의 타지에서의 삶과 애환 등등을 이해할 수 있다. 강가에서 노래 부르는 장면 놓치지 말 것!!


뉴커런츠 1편 


<맹인영화관>

맹인영화관 | 중국 | 120분 | 루양 감독 
'이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플래시포워드 2편 

순수소녀 | 스웨덴 | 102분 | 리자 랑세트 감독 
순수한 소녀에게 무슨 일이?! 통쾌한 반전에 흐뭇해지는 영화 

파이를 위한 자장가 | 캐나다․프랑스 | 102분 | 브누아 필리퐁 감독 
이 영화를 보고 현실에 너무 슬퍼하지 마시길!! 영상, 음악이 잘 어우러진 영화!!! 

갈라프리젠테이션 2편 

<증명서>

증명서 | 이란․프랑스․이태리 | 106분 |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 
배우 이상의 정점에 오르신 줄리엣 비노쉬 님. 알현합시다. 

라아반 | 인도 | 137분 | 마니 라트남 감독 
영화 장면 장면이 "내쇼날 지오그래픽" + 여신강림 “아이쉬와라 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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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시네마 13편 


<순회공연>

하트비트 | 캐나다 | 102분 | 자비에 돌란 감독 
그대의 지리멸렬한 안구를 정화시켜줄 두 남자 주인공의 꽃미모! 다 필요 없어, 너네가 짱이다! 

모정과 사랑 사이 | 스웨덴․폴란드 | 130분 | 아그니에슈카 우카시악 감독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여우주연상을 준다면 감히 '모정과 사랑 사이'의 그녀를 지목하고 싶다. 홀로 딸을 키우는 마르타는 딸의 안전과 미래를 위해 스웨덴으로 넘어와 거주 허가를 받으려 한다. 허가 대기 중에 그녀는 피난민 캠프에서 한 남자와 자꾸 마주치게 되지만, 자신과 딸에겐 모조리 낯설고 위험하기만 한 타국에서 누굴 믿고 누굴 경계해야 하는지조차 알 수 없다. 

순회공연 | 프랑스․독일 | 111분 | 마티외 아말릭 감독 
프랑스 국민배우 마티외 아말릭이 감독하고 출연한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밤의 화려한 공연(!)을 하는 여인들의 순수함을 들여다보는 동시에 화려한 색감을 즐기길 원한다면 선택하시라. 숨기는 것도 가리는 것도 없는 그녀들의 솔직 발랄 화끈한 삶! 

바실리카타 횡단 밴드 | 이탈리아 | 105분 | 로코 파팔레오 감독 
니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뭬야?? 건강하고 밝게 빛나는, 너의 열정을 불태워라!! 뭔가 어설픈 천방지축 밴드 4인방의 음악이야기. 귀가 녹습디다… 

벌꿀 | 터키․독일 | 103분 | 세미 카플라노글루 감독 
귀여운 7세 소년 "유수프"가 아버지를 찾는 영화. 눈빛, 동작 하나하나가 저절로 미소짓게 한다 

도노마 | 프랑스 | 135분 | 진 카레나르 감독 
이런 영화를 혼자 봐야한다는 건 너무 가혹해. 일단 보고 얘길하자구요. 돌을 던지든, 찬사를 보내든. 

생존 | 러시아 | 72분 | 유리 비코프 감독 
서로 다른 이데올로기와 윤리의식을 가진 두 남자의 우정. 다소 여리고 정 많고, 오지랖이 넓은 미하일과 냉정하고 차가운 안드레이. 마지막 안드레이의 대사가 인상적이다. "Don't fret, I won't leave you." 

사운드 오브 노이즈 | 스웨덴․프랑스| 98분 | 올라 시몬슨 / 요하네스 슈테르네 닐슨 감독 
음악에 대한 새로운 해석. 

현모양처 | 프랑스 | 100분 | 프랑수아 오종 감독 
주부들이여 일어나라!!! 

더 나은 내일 | 폴란드․일본 | 117분 | 도로타 케지에자브스카 감독 
상황이 넘 슬프지만, 영화 보는 내내 저절로 엄마미소를 짓고 있을 것이다. 그들에게 더 나은 내일이 와야할 텐데... 

3분 | 폴란드 | 124분 | 마치에이 슬레시츠키 감독 
술과 여자를 사랑하는 영화감독. 내 말은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화가. 말을 사랑하지만 보내줄 수밖에 없는 소년. 3분이라는 시간에 이들 각자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까? 

비명 | 캐나다 | 115분 | 로뱅 오베르 감독 
할아버지, 아버지, 그리고 아들. 이렇게 3대의 세 남자로 이루어진 로드무비. 피프 홈피에 명시된 이 영화의 장르는 "가족, 노인/고령화, 로드 무비, 모험, 사랑/연애/로맨스. 성장영화/청춘"이다. 정말 2시간의 러닝타임 안에 이 모든 게 다 들어가 있다. 

킹카스의 두 번째 삶 | 브라질 | 101분 | 세르지오 마차도 감독 
주색에 빠져 72번째 생일을 맞이한 킹카스는 이 날만 두 번째로 죽게 된다. 왁자지껄한 브라질 블랙코미디를 느끼고 싶다면 영화제로 고고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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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전 2편 

디야르바키르의 아이들 | 터키 | 109분 | 미라즈 베자르 감독 
쿠르드 족의 슬픈 현실을 반영한 영화. 쿠르드 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아무 이유 없이 부모를 잃은 아이들은 앞으로의 생계가 막막하자, 거리로 나가게 되는데… 우연히 부모를 죽인 살인범을 만나게 되고 아이들의 복수가 시작된다. 

형제살해 | 독일․프랑스․룩셈부르크 | 90분 | 일마즈 아르슬란 감독 
쿠르드 족인 두 소년의 독일에서 이방인으로서의 삶을 잔인하게 가슴 아프게 느낄 수 있다. (※ 쿠르드 미소년) 

미드나잇 패션 1편 

<22블렛>

22 블렛 | 프랑스 | 115분 | 리샤르 베리 감독
 
'여자와 아이들은 절대 건드리지 않는' 철칙을 갖고 있던 마피아 샬리는 이제 현직에서 물러나 평화로운 삶을 살기를 원한다. 하지만 22발의 총으로 그의 인생은 그의 계획에서 멀어지게 되고. 여전히 멋진 '레옹' 장 르노의 연기를 부산국제영화제 스크린을 통해 완벽한 상영판으로 즐겨보시라! 

오픈시네마 3편 

<내 신부 찾아줘요>

제브라맨2 | 일본 | 123min | 미이케 다카시 감독 
미이케 다카시 표 뮤직비디오 한 편을 거나하게 보는 느낌. 

내 신부 찾아줘요 | 필리핀 | 115min | 크리스 마르티네즈 감독 
웃고 싶은 분들 여기 붙으세요. 

어느 감독의 수난 | 이태리 | 106min | 카를로 마자쿠라티 감독 
우리 같이 수난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웃음 속에 긴 여운을 느낄 수 있다.


less.. 
와이드앵글 4편 


<체브라스카>

체브라시카 | 일본 | 80min | 나카무라 마코토 감독| *애니메이션 
쥐인지 원숭이인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체브라시카'의 마냥 해맑고 순수하고 착한 이야기. 러시아의 국민 캐릭터로 사랑받는 이 녀석과, 동물원에서 '악어'로 일하는 '게나', 그리고 늘 못된 짓을 저지르며 이들 주위를 맴도는 샤포클리악, 서커스 줄타기 곡예사가 되고 싶은 소녀가 80분간 전해주는 귀엽고 상큼한 애니메이션 속으로 모두 함께 빠져보실랍니까? 

조니 토 총을 잡다 |프랑스/홍콩/중국 | 59min | 이브 몽마외르 감독 
홍콩엔 '허유산'과 '비첸향' 육포만 있는 게 아니죠. 

삶의 10분 | 중국| 14min | 원종지 감독 
당신의 부인과 친구가 수상하다! 파리채 휘두르는 장면, 주목해 주세요. 

귓가에 맴도는 그대 목소리 | 대만 | 28min | 쳉하오주안 감독 
발랄한 단편 영화. 부담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와이드 앵글 - 다큐멘터리 경쟁 


<오월애>

오월愛 | 한국 | 104분 | 김태일 감독 
올해로 30주년 된 5.18 광주민주항쟁. 그 세월 동안 국가는 공적 역사로 5.18항쟁을 기념하지만, 정작 참여한 ‘실제’ 주역들은 배제되어 있다. 80년 5월 항쟁에 참여했던 청장년들, 가난한 삶 속에서 주먹밥을 해주던 시장 어머니들, 도청에 들어가 취사 일을 하던 여고생들, 그들은 이제 중년을 넘어선 광주의 시민들로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그들에게 광주항쟁의 기억은 무엇일까? 수많은 색이 덧입혀지고 채색된 채 지나간 과거가 아니라 아직도 현재 진행형 기억으로 남아있다. 

영화는 한 축으로는 당시 항쟁을 재연하고, 다른 한 축으로는 항쟁에 참여한 사람들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어제와 오늘을 교차시키고 있다. 공적 역사를 사적 기억으로 풀어가되 다시 집단적 기억으로 풀어가는 방식은 나름의 방식으로 기억하고 기념하는 방식일 것이다. 역사로 기록되되 기억에서 사라지는 역설, 영화는 5.18 항쟁 그 자체를 넘어서 5.18을 살아낸 사람들의 정신을 기억하는 나름의 여정이자 헌사이다. (홍효숙) 

야만의 무기 | 한국 | 115분 | 이강길 감독 
부안군 핵폐기물 설치 반대 투쟁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는 수십년간 정부가 국책사업으로 진행했지만 번번이 유치실패에 부딪혔던 방사성폐기물 처리장 유치지역으로 부안의 위도를 선정한 사건에 대한 그 전모를 차근차근 밝히고 있다. 집회라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던 부안주민들이 생업마저 포기한 채 방폐장 유치 결사 반대투쟁으로 3여년의 세월을 보낸 이유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부안군수의 일방적인 유치선청으로 시작된 방폐장 유치결정 반대 투쟁은 미래 아이들을 위한 환경의 문제가 표면적인 이유라면, 절차의 민주주의를 거치지 않는 정부의 일방적인 방식에 대한 분노가 그 이면에 깔려있다. 부안에서 이제 경주로 유치된 핵폐기물 방패제 제조는 현재 안전상의 문제로 2년간 연장된 상태이다. 밀어붙이기 그 전에 선행해야 할 과제를 무시했기 때문이다. 

부안 방폐장 반대 투쟁은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 4대강 사업, 용산참사에서 여전히 보이는 ‘야만의 무기’로 존재하고 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싸움으로, 우리 생활 속에 깊이 기생하고 있는 안타까움으로 <야만의 무기>를 들여다보게 한다. (홍효숙) 

꿈의 공장 | 한국 | 80분 | 김성균 감독 
펜더, 깁슨, 아이바네즈. 기타리스트들의 로망인 이 기타 브랜드들의 생산국가를 아는 사람은? 답은 한국의 콜트/콜텍사이다. 영화는 대전 콜텍 노동자들의 투쟁이야기를 담고 있다. 젊은 시절 꿈많고 끼많던 콜텍 노동자들, 한때 기술자, 코메디언, 발레리나, 수녀가 꿈이었던 이들은 가슴에 꿈을 품고 기타 공장에 들어선다. 적게는 10년, 많게는 20년 이상 일한 공장, 어느날 아침 공장 입구에 매직으로 휘갈겨쓴 종이 한 장이 나붙는다. “무기한 휴업 공고” 이렇게 하루아침에 해고를 당한 그들은 4년간의 복직 투쟁을 이어간다. 복직 투쟁은 기타 사용자인 인디뮤지션들의 연대 투쟁으로, 나아가 독일, 일본, 미국 등지의 국제 악기 박람회를 돌며 원정 투쟁으로 이어간다. 

영화는 “음악”의 세계 속에서 음악을 연주하는 악기, 그 악기를 만든 노동자, 그 악기를 파는 기업인, 그 악기를 연주하고 구매하는 뮤지션을 모두 담아내면서 이 매카니즘 속에서 우리의 선택을 묻고 있다. “부당한 노동조건에서 생산되는 기타라도 음악가로서 사겠는가?” 이 질문은 결국, “부당한 노동으로 생산되는 물건이라도 사겠는가?”라는 질문으로 우리에게 던져진다. (홍효숙)